"광복군을 아시나요"
“광복군을 아시나요.” ― 9월 18일자 경향신문에 게재된, 지난(9월 17일) 백범기념관에서 거행한 한국광복군 창설 제72주년 기념식 보도사진의 설명 제목이다.
이를 보면서, 우리 국민의 광복군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수준인지 암시하는 것 같아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는데, 과거사에 대한 오늘날의 무관심을 고발한 것 같은, 정곡을 찌른 제목의 선택이라고 보고 싶다.
오늘의 사회상 -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이기주의와 파당행위, 그리고 부패로 얼룩지고 혼란스러운 현 사회상을 돌아 볼 때, 한 세기 전의 망국(亡國)과 그 망국으로 이어진 원근인(遠近因)을 우리는 너무나도 빨리 잊고 있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지난 쓰라리고 아팠던 36년간의 식민통치시절의 고통과,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고자 투쟁한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그 국군이었던 광복군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이러한 우리 역사 외면현상은, 여러 부정적 행태로 오늘의 사회를 혼란과 혼탁으로 몰아가고 있는데, 그 몇가지 양상을 살펴보면, 먼저, 우리의 편가르기 풍토와 부패 그리고 국제정세 외면은 내부갈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수립일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일부의 주장이다.
대한민국은 1919년 4월 11일(4월 13일 선포) 중국 상하이에서 탄생 하였을뿐아니라, “3.1운동으로 건립한 대한민국의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민주독립 국가를 재건”한다고 제헌헌법 전문에 명시하고 있고, 여러 거증자료(기념식 현수막, 관보발행 등)도 이를 뒷받침 하고 있는데도 굳이 이날을 광복절(정부수립일)이 아닌 건국절로 하자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그 모순을 지적해 온 10월 1일 국군의날 문제도, 이를 시정하지 못하고 고수(固守)하고 있는 관계당국의 역사관도 문제다. 역사적 사실 - 대한제국군, 의병, 독립군, 광복군, 국군으로 이어지는 전통을 외면하고, 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에서 기념일을 택한 모순(우리의 지상목표인 남북통일을 추진한다면서)을 시정할 성의도 의욕도 없이, 도리어 이해하기 힘든 논리로 이를 합리화 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실상이다.
또한,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고자 투쟁한 독립군과 광복군을 “과대평가 하고 있다”거나, 독립군을 “소규모 테러단체 수준”이라고 폄하(貶下)한 엘리트 정치 지망생이 있는가 하면, “일본에 의한 한국병합이 러시아에 흡수된 것 보다 차라리 다행이었다.”라고 망발한 교수도 있고, 조선, 중국 등 아시아 침략을 주창(主唱)하고, 조선 탈취(奪取)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이노우에 가오루(井上 馨) 등 문하생을 배출하여, 우리 국권을 강탈케 한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을, 배워야 할 지도자상(指導者像)으로 찬양한 교수도 있다. 우리의 지도급 인사들의 과거사 인식이 이정도 수준이라면 앞날이 암담하다.
이 모든 것이 역사교육의 부실과 무관심, 외면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는데, 자기 가문의 족보는 소중하게 챙기면서 나라의 족보-역사를 외면하는 이기적인 모순을 자각하지도 못한다. 우리는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과거 없는 오늘 없고, 오늘 없는 내일은 허상(虛像)일 뿐인데, 무지개 같은 허황된 꿈만 나열한 미래상을 외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의 자화상이다.
“광복군을 아시나요”의 답으로, 그 역사적 의의를 다시 한 번 간략하게 돌아보면, 광복군은 ①임시정부의 국군으로서 임정(臨政)에 대하여 힘의 뒷받침이 되었다는 점이고, ②흩어져 있던 여러 독립단체를 통합 단일화하여 전력을 강화했으며(통합에 앞장섰다), ③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독립에 결정적 역할을 한 1943년 카이로 선언에서, 독립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 ④1941년 12월 10일 대일선전포고를 하여 일본과 정정당당하게 전쟁을 치렀고, ⑤연합군의 일원으로서 중국·미국·영국 등과 협동작전을 수행하였으며, ⑥광복군의 활동으로 국내외 동포들에게 독립의 희망과 항일정신을 고취시켰고, ⑦의병·독립군으로 이어지는 대한제국군의 맥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국군으로 계승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쓰라리고 아팠던 지난 역사를 너무 빨리 잊고 있는 게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과거의 침략행위를 반성도 사과도 할 줄 모르고, 더욱 기세등등하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일본을 직시하면서, 한 세기 전 구한말의 양상과 흡사하다고 우려하는 오늘의 내외정세에 대하여,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하여야 할 때라고 본다.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남을 탓하기에 앞서 나(우리)만이라도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이 난국을 돌파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생각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광복군 창군 기념식 사진보도 제목이 “너무나도 잘 알려지고 있는 우리의 광복군”으로 언론에 기사화될 날은 언제쯤일까! (konas)
김 영 관 (한국광복군동지회 회장)
*국보법개정서명바로가기 : http://konas.net/event/signature.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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