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를 빙자해 수년간 군부대에 소화장비를 부정한 방법으로 납품한 S사 김모(55) 대표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2008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 다른 회사가 제조한 소공간용 자동소화장치(소화기) 4천228대를 재향군인회(향군) 공장에서 직접 만든 것처럼 꾸며 육·해·공군 각급 부대에 납품했다고 8일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런 수법으로 김씨가 5년여 간 공군 비행단, 백령도 지역 부대 등에 납품하면서 챙긴 부당이득은 98억4천900여만원에 이른다.

 소공간용 자동소화장치는 기계실이나 분전반 등 좁은 공간에 설치하는 것으로 불이 나면 자동으로 소화액을 발사하는 방식의 소화기이다.

 김씨는 소화기 생산 설비를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다른 공장 설비가 자신의 회사 소유인 것처럼 꾸며놓고 향군을 속여 이 공장을 재향군인회 기계제조사업단 산하 공장으로 등록하고 향군이 직접 생산한 소화기를 납품할 것처럼 군부대와 계약을 체결한 뒤 M사와 P사 등 다른 업체에서 생산한 제품에 향군 명의 상표를 부착해 팔아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군부대 측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납품계약을 요구하자 자신의 회사와 M사 등을 동원해 일부러 높은 금액으로 허위 견적서를 제출하는 수법으로 향군 명의의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소화기 설치시에는 한국소방기구협동조합 측을 속여 소화기를 직접 생산했다는 확인증명서를 부정하게 발급받고 소방 관련 자격증이 없는 회사 직원들과 일용직 노동자들을 시켜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들은 수사 과정에서 납품 계약과 관련해,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