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자살률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개한 자살문제 관련 조사보고서에서, 지난 2012년 북한에서 자살하는 사람의 수가 10만 명당 38.5명으로 집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방송이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같은 수치는 조사대상국 172개 가운데 44.2명을 기록한 남미의 작은 나라 가이아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이며, 조사대상국 평균 11.4 명의 3배가 넘는 수치이다.

 북한의 자살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10만 명당 45.4명, 여성이 35.1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많았다.

 연령별로는 70살 이상이 10만 명당 156.6명으로 가장 많았고,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사망률도 내려가는 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앞서 지난 2000년 북한의 자살자가 10만 명당 47.3명이었다며, 12년 사이에 18.6%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는 자체 보유한 자료인 ‘WHO 국제보건 추산’을 근거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계보건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자살자가 10만 명당 28.9명으로, 세계 평균의 2.5배를 넘었습니다.

 특히, 지난 2000년 자살자가 13.8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여년 사이에 자살률이 109.4%나 증가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00년 자살 사망률이 10만 명당 1.3명에서 2012년에는 4.7명으로 늘어나 269.8%의 증가세를 보인 키프로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그러나 키프로스의 10만 명당 자살자는 두 해 모두 5명 이하여서 한국의 자살 사망률 증가가 실제로는 더 큰 문제인 것으로 지적됐다.

 세계보건기구는 자살 문제와 관련해 처음 발표한 이번 보고서에서 자살은 충분히 예방될 수 있다며, 국가적 차원의 효과적이고 포괄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28개국 뿐”이라며 “정부가 직접 나서 자살 예방 정책을 펼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