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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그린 뜻은…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5-05-11 오전 8: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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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하지만 ‘사랑의 달’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아주 젊었을 때 본 영화인데, 요한슈트라우스의 젊은 날의 사랑이 주제인 ‘Great Walts’라는 영화였습니다.  그 영화 속에 이런 노래가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화창한 5월의 어느 아침에 우리가 젊었던 어느 날
그대 나를 향해 “사랑한다” 하였지
우리가 젊었던 그 아득한 옛날에
(One day when we were young
One wonderful morning in May,
You told me, you loved me,
When we were young, one day)」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깨닫게 된 한 가지 사실은, 남녀의 사랑보다 부모에 대한 사랑이 더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산 윤선도가 이렇게 읊었습니다.

 「산은 길고길고 물은 멀고멀고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많고 하고하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울고 가나니」

 나이가 많아도 부모를 잃은 슬픔은 언제가 가슴 속에 남아 있습니다.

 지난 ‘어버이날’에도 일본의 천재 시인 이시가와 타꾸보꾸(1885-1912)의 시 한 수를 읊으며 새벽에 혼자 울었습니다. 일본말로 읊으면 더욱 간절하게 느껴지지만 어쩔 수 없어 우리말로 옮깁니다.

 「장난삼아 엄마를 등에 업고서
하도 가벼우심에 눈물이 나
세 발짝도 나는 걷질 못했습니다.」

 이 시를 읽고 울지 않을 노인이 있겠습니까? 이 시인은 가난하고 병들어 27세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시 한 수는 오늘 새벽에도 나를 울립니다.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많고 하고하고”

 그래서 인생은 슬프지만 아름답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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