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떳떳하게, 굽히지 말고!
이 나라 역사에 안중근이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자랑스러울 뿐 아니라 감격스럽습니다. 그 자랑과 감격이 우리들의 가슴을 항상 설레게 합니다. 이 땅에 우리들도 태어난 사실을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응칠(安應七) 31년의 짧은 삶을 요약한다면 “당당하게, 떳떳하게” 살고 간 대표적 인물이라 하겠습니다. 그는 어떤 사람 앞에서도 굽실거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떤 어려운 일을 당해도 굽히지 않았습니다. 속인들은 부모가 낳아서 키우지만 극소수의 위인들은 하늘이 냅니다. 그들은 역사를 크게 바꾸어 놓습니다. 역사가 Carlyle은“역사는 위인들의 전기다.” (History is the biography of great men) 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인간 중에는 극소수의 천재들이 태어납니다. 하늘이 필요에 따라 그런 인물들을 세상에 보내는 것입니다. 때를 못 만나 두메산골에서 나무꾼으로 또는 농사꾼으로 한평생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있을 겁니다. 시골 교회당 뒤뜰에 묻힌 그런 무명의 인사들을 생각하며 영국시인 Thomas Gray는 그 ‘만가’(輓歌-Elegy)를 읊었을 것입니다.
안중근에게는 하늘이 그 기회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하얼빈 역두에 서서 그는 동양의 평화를 교란하는 인류의 적 이또 히로부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군대의 사열을 끝내고 영빈객들과 악수를 나누는 원흉의 가슴을 향해 자동권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3발의 총알이 이또의 가슴에 명중되어 그는 쓰러졌고 20분 뒤에 숨을 거두었답니다. 운명하기 직전에 그가 물었답니다. “이거 누가 한 짓인가?” 그를 모시고 있던 자가 “한국 청년입니다”라고 대답하자 마지막 숨을 몰아쉬던 이또는 “아무렴, 아무렴” (勿論 勿論)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저승으로 떠나는 ‘원흉’의 그럴듯한 한 마디입니다.
1910년 2월 14일에는 안중근 의사에 대한 최종판결 재판이 열렸습니다. 재판장은 일본의 헌법에 따라 ‘사형’을 선고하였습니다. 안응칠은 재판장의 얼굴을 노려보며, “이보다 더 극심한 형(刑)은 없느냐?”고 물었답니다. 죽음 앞에서 이렇게 당당하고 떳떳한 인간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는 굽히지 않았습니다.
나는 내가 한국인으로 태어난 사실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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