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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에서 ‘건국’으로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5-08-17 오전 1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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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광복 70주년에 대사면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여 재소자의 절반쯤은 박 대통령이 풀어줄 것이라고 크게 기대하고 있었지만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대통령의 직권을 십분 발휘하여 대규모 석방을 단행하여 ‘3천리 강산’에 모든 백성이 덩실덩실 춤을 추는 대축제가 있을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가 나는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앞으로 또 70년을 기다려야 대사면의 계기가 또 한 번 마련될 것 같은데 그 해가 2085년, 오늘 수감돼 있는 죄수들의 95%는 다 저세상으로 떠났을 것이고, 내가 만일 그 날의 감격에 동참할 수 있으려면 내 나이 158세가 될 때까지 살아야 한다는 계산인데 그 나이가 될 때까지 산다는 것은 진실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임기 중에 한 가지 꼭 이루어주시기를 갈망하는 나의 꿈이 또 하나 있습니다. 광복절(光復節)을 건국절(建國節)로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광복’은 일제의 쇠사슬을 끊고 해방을 맞이했다는 것이니 ‘해방 기념일’정도로 불리면 충분하다 하겠습니다.

 노예의 신분을 청산하고 자유인이 된 것이 대견스럽지만 그 왕년의 노예들이 3년의 미국 군정을 잘 참고 드디어 새 나라 대한민국을 세운 사실이 얼마나 기특하게 여겨집니까? 1948년에는 마땅히 8.15가 건국 기념일로 제정이 되었어야 합니다. 2년 뒤에 북의 인민군이 남침을 감행하는 바람에 그럴 겨를이 없었다면 전쟁이 끝난 1953년에는 제 5회 건국 기념일 행사를 했어야만 합니다. 김일성이 무서워 벌벌 떠는 인간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면 지나친 말이 되겠습니까?

 상해임시정부 때에도 주권 국가는 우리에게 없었습니다. 미군정 3년이 엄연한 현실이던 때에도 우리들에겐 대한민국이라는 ‘유일무이한 합법정부’는 없었습니다. ‘광복’이 있었기에 우리에게 ‘건국’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해방이 되고도 방황하는 국민이 되어 나라를 세우지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해방 기념일은 이제 그 빛을 잃었습니다. 올해 8.15는 67회 건국 기념일(建國節)이었고 내년에는 남북이 다 모여 68회 건국절을 기념하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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