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한국과 나의 꿈
도문 大橋와 돌아오지 않는 다리
통일염원은 과거와 현재가 크게 다르지 않다.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찾아갈 수 없는 실향민에서 이제 막 ‘통일교육’을 받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에 이르기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할 것이다. 더불어 그 마음은 휴전선 너머 북녘 하늘을 응시하다 보면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2014년 여름 중국 동북 삼성의 하나인 길림성 조선족 자치주를 돌아볼 기회가 있어 연길을 경유해 일제치하 남부여대(男負女戴)한 민초들과 독립운동가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서린 용정의 한 성당에서 멀리 바다라 보이는 일송정을 지켜보며 ‘선구자’와 ‘우리의 소원’을 노래하고 북한과의 접경 도시 도문(圖們)시를 다녀왔다. 두만강을 연해 바로 건너 남양시는 중국의 도문에 비해 한눈에 봐도 가난하기 그지없는 황량한 촌락으로 비쳤다. 성냥 곽처럼 지어진 너절한 가옥, 나무 한그루 제대로 눈에 띄지 않는 민둥산, 마치 졸음에 절어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할 것 같은 군상들. 그것은 한마디로 안타까움 자체였다.
도문은 북한을 옮겨다 놓은 듯한 거리의 상호, 행인들 옷차림에서 투박한 말씨에 이르기까지 ‘여기가 북한인가’ 할 정도로 착각에 젖게 했다. 거기에 특별한 다리가 있었으니, 두만강을 가로질러 도문과 남양시를 연결하는 ‘도문대교’다. 도문대교는 북-중 국경선이기도 하다.
여행객과 더불어 요금을 지불하고 다리 중간까지 걸어가자 흰색과 노란색으로 된 경계선이 한글과 한자로 표시되어 있다. ‘변경선(邊境線)’이다. 한 쪽발을 넌지시 북쪽 변경선 안에 들이 밀었다. 현 위치를 넘으면 국경(國境) 침범 격이 돼 어떤 위해(危害)도 당사자가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문이 눈길을 자극한다. 저기가 바로 ‘내 나라 우리 땅’인데...... 갈 수 없는 우리의 처지를 생각하며 한없이 바라보다 그냥 발길을 돌려야 했다.
2008년 7월27일 오전, 분단 비극의 대척점 판문점에서 휴전협정(休戰協定) 55주년 기념식이 유엔사 주관으로 열렸다. 그리고 누구도 함부로 들어설 수 없는 녹 슬은 다리이자 우리 민족의 또 다른 비극을 일깨우고 있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에 모든 참석자들이 섰다. 그 때도 나는 그랬다. 다리의 한 지점, 남북분단의 경계선이 그어진 군사분계선(MDL)에 서서 한쪽 발은 남쪽에, 또 한 발은 북쪽을 향해 디뎠다. ‘여기도 내 나라, 저기도 우리나라 우리 땅’인데 하면서.
청년 ․ 학생들이 보는 통일, 통일관
재향군인회는 매년 6월25일 전국의 대학생을 선발해 휴전선을 답사하는 ‘휴전선/전적지 답사 국토대장정’을 10여일에 걸쳐 시행한다. 올해가 9회째였다. 서부전선 강화도에서 동해 통일전망대까지 휴전선을 연해 도보 행군하는 학생들과 동행, 취재하며 들은 그들의 마음은 한결같았다. 비록 발바닥은 물집으로 흉하게 일그러지고 몸은 주체하기 힘들 정도의 피로에 휩싸여도 정신은 더욱 강해진다는 점이었다. 그러면서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국토의 허리 횡단이 아닌 종주를 통해 대한민국을 가슴으로 품어보자”다. “이제는 한(恨)서린 비극의 상징 철책을 걷어 내고 남북의 학생들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얼싸안고 춤을 추며 함께 이 강산을 노래하자”는 것이다.
낭만과 추억 쌓기로 내던지는 소년소녀 적 얘기가 아니다. 안보를 굳건히 하면서 자신부터 통일대열에 앞장서겠다는 ‘내 안의 소리’를 다투어 토로한다. 오늘 우리 젊은 학생들의 기상이다.
통일을 위해 정부는, 국민은, 우리는?
1민족 1국가 1체제 1정부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이후 우리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통일국가 수립의 기본 정책이다. 가난하고 힘없던 시절 우리는 ‘선 경제건설 후 통일’ 원칙으로 국민의 통일의지를 다졌다. 배부르고 등 따뜻함이 최고 우선하던 때였다. 그리고 ‘선 평화 후 통일’의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건설하는 ‘민족공동체 통일’로 계승․발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어느 때는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이른바 ‘10․4 선언’이 발표되기도, 또 ‘비핵개방 3000 구상’이, 나아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북한을 끌어안고자 하고 있다. 하나 깽판 불량집단 김정은의 공포통치체제는 5차 핵실험과 거듭되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겁박하면서 통일의 길을 더욱 요원하게 하고 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통일은 오고 있다’는 점이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은 동장군(冬將軍) 얼음장 사이로 봄을 알리는 냇물이 졸졸 흐르고 앙상한 가지에 새움이 싹트듯 현재는 얼어붙어 있다 해도 ‘통일’은 알게 모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며, 오고야 만다는 사실. 두만강과 압록강을 넘는 탈북자 수의 증가가, 국외에서 이탈하는 고위 관계자의 수시 국내 입국과 북한의 체제이반(體制離叛)을 알리는 제 현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통일이 자연발생적인 것은 아니다. 정부의 냉철하고 이지적인 주변국과의 관계 설정, 국민의 단합된 의지에 한 목소리, 나 자신의 선명하고 분명한 목표의식이 함께 할 때 더 빨리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꿈이 그러 하기 때문이다.(konas)
이현오 / 코나스 편집장. 수필가(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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