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시 북-러 관계의 변화전망
러·우크라이나 전쟁은 왜 발발했나?
2022년 2월 2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 군사 작전(Special Military Operation)’개시를 선언했다. 푸틴은 연설에서 친 러시아 반군 세력과 대치중인 우크라이나군에게 무기를 내려놓고 물러날 것을 촉구하며,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누군가가 러시아와 대적하려 든다면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전면 침공을 개시 했다’고 밝혔으며, 이렇게 러-우전쟁의 비극은 시작되었다. 이 전쟁은 시작에서부터 세 가지 의문점을 남겼다.
첫째, 푸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전쟁의 개시를 알리는 ‘선전포고(宣戰布告, declaration of war)’가 아닌 ‘특별 군사 작전의 개시를 선언’한 점이다. 이는 바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관계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푸틴은 연설에서 ‘현대 우크라이나는 소련에 의해 창조’되었으며,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은 고대 러시아의 영토’라고 말했다. 푸틴은 또한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러시아가 강탈’되었으며,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부가 이끄는 미국의 식민지’라고 했다. 따라서 이 전쟁은 명분과 정당성을 상실했다.
둘째, 푸틴 대통령은 이번 군사 작전 목적은 ‘지난 8년간 우크라이나 정권의 학살의 대상이 된 러시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이다. 푸틴은 2022년 2월 21일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지역인 ‘도네츠크’와 ‘루간스크’를 독립 국가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인정한 지 3일 만에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 반군 세력은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 따라서 이 전쟁은 인접국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음에 따른 지역 분쟁의 성격으로 시작되었다.
셋째,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비무장화 및 비나치화’할 것이라고 말한 점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막고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무시하고 있다고 거듭 비난해 왔다. 따라서 이 전쟁은 집단안보기구인 나토의 동진을 막고자 했으며, 국제질서의 틀을 변경하고자 일으킨 것이다.
3년 동안의 전쟁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침략국 러시아는 2021년 11월부터 10만여 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지역으로 이동시켰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현지시간 새벽 4시 50분, 우크라이나 전역을 폭격함으로써 침공이 시작되었다. 러시아는 준비된 전력으로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전선, 하르키우 등의 동부전선, 헤르손 등의 남부전선 등 3개 방면으로 진격했다.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가 총력전을 선포하고 결사항전에 나섰으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도 무기·탄약 등을 적극 지원했다. 러시아는 군수지원의 차질과 병력부족 등에 봉착하였고 전쟁은 장기 소모전으로 전개되었다.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측의 지원이 확대되고 우크라이나의 반격상황이 전개될 때마다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며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국제사회는 미국을 중심으로 단합하여 침략자 러시아에 대한 규탄과 경제적 제재를 강화했고, 세계 제2의 군사강국 러시아는 전쟁의 장기화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다.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경쟁을 의식해 러시아와 일정한 거리를 두었으나, 핵개발에 따라 외교·경제적으로 고립무원에 처한 북한은 적극적으로 러시아의 편에 서게 되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가 1991년 소련 해체로 독립하면서 보유했던 핵무기를 1994년 스스로 포기한 뒤 러시아에 유린당하는 모습을 생생히 보면서 핵 보유의 정당성을 다시금 평가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북한은 유일하게 침략국인 러시아를 지원했으며, 2022년 3월 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에 141개국이 찬성했으나 북한은 반대표를 던졌다.
러시아는 북한을 유일한 지원자로 선택해 전쟁의 장기화로 부족한 포탄 약 300만발과, KN-23 등 단거리 탄도탄, RPG 대전차 로켓 등의 장비를 제공받았다. 2024년 6월 19일 푸틴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해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을 체결하고 상호 군사지원을 명문화했다.
2024년 8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출하자 10월에 북한은 조약에 따라 13,000여명의 특수작전군을 파병했다. 북한군은 러시아군 부대에 편조되어 반격작전에 투입되었다.
북한군의 파병은 침략국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한 불법 파병이며, 김정은의 야심을 위한 용병이다. 북한 군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파병되어 명분 없는 전쟁에서 총알받이로 전락하였다. 지난 3년 동안의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상처만 남게 되었다.
종전 시나리오와 북·러 관계의 변화 전망
러시아는 경제·군사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비해 약 20배가 크지만 국제사회의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으로 고전하고 있다. 침략 당한 우크라이나는 3년이 지난 지금, 죽거나 다친 이들은 100만 명 정도로 추정되며 국토는 폐허가 되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도 3년간의 전쟁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교역의 제한 등으로 종전을 바라고 있다.
2025년 2월 현재의 전황을 보면 러시아는 쿠르스크 지역을 북한군까지 동원하여 일정 부분 수복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전반적으로 불리한 양상이다. 종전 논의가 시작된다면 현 전선을 유지한 채 ‘동결 분쟁’ 형태의 정전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질서를 와해시키려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패착으로 귀결될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점령하고 나토 가입을 막는다 하더라도 비용이 더 크다. 러시아가 전쟁을 치르면서 지불한 비용과 향후 경제관계 등을 고려한다면 국력은 크게 위축될 것이다. 전쟁 이후 러시아는 세계 강대국에서 ‘지역 강국’으로 남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종전 이후 북한은 파병으로 형성된 군사협력을 이어갈 것이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과 핵탄두 위력 증대, 탄두의 안정적 재진입 및 다탄두 ICBM, 핵추진 잠수함 등과 관련된 최신기술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민감 기술 이전에 매우 신중할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상황에서 대북 기술 지원은 미국에 대한 위협이 되어 보복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북-러 밀착을 바탕으로 중국을 자극해 소원했던 북·중 관계를 강화하여 궁극적으로 북-중-러의 정치·군사적 연대를 구축할 것이다.
지난 3년 동안의 러-우전쟁은 한반도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사물자를 제공했지만, 북한은 러시아에 탄약과 장비, 파병까지 했다. 한국은 동맹인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적 연대를 강화했지만,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적 밀착으로 민감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유사시 러시아의 자동 군사개입이 가능하도록 명문화한 것은 매우 우려할 사항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향후 러·우전쟁의 종전협상에서 동맹인 미국을 설득해 러시아와 북한의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을 해체시켜야 한다. 이것이 향후 한반도에서의 전쟁 또는 급변사태 시 러시아의 군사개입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konas)
박동순 :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안보교수, 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안보정책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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