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광복 80주년의 의미와 다짐
올해는 광복을 맞은 지 80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80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다. 우리 내부의 갈등은 물론 관세로 인한 세계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실정이다. 필자는 광복 당시의 상황과 6.25 전쟁을 간단히 살펴본 다음 우리의 다짐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1945년 8월 15일, 우리 대한민국은 일제에 빼앗겼던 주권을 회복하였다.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庚戌國恥)로 일제에 합병된 지 45년 만에 나라를 되찾았다. 그러나 광복의 기쁨도 잠깐, 우리나라는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미·소 양국의 분할 점령과 신탁 통치가 이루어졌으며, 좌우의 이념 대립은 극심해지고 정국은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친탁과 반탁 간에 의견 차이는 극심하였다.
1947년 미·소공동위원회에서 미국과 소련 대표 간 남북한 정부 수립안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하였다. 미·소공동위원회의 회담이 결렬되자, 미국은 한반도 문제를 유엔에 상정하였고, 1947년 11월 UN 총회에서는 유엔 감시 아래 인구 비례에 의한 남북한 총선거를 통한 한국 통일안을 가결하였다. 소련과 북조선인민위원회가 이를 거부하자, UN 소총회는 유엔 한국 임시 위원단의 활동이 가능한 지역에서 선거를 치르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남한은 제헌국회를 구성하고 제정된 헌법에 의거 대통령이 된 이승만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을 국내외에 공식적으로 선포함으로써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신생 독립국으로 출발하였다.
그러나 이념으로 갈라진 남과 북은 결국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을 맞이하였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은 탱크 242대를 앞세워 기습적으로 남침을 하였다. 불과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었고, 대한민국은 낙동강 선까지 물러나면서 망국 직전까지 이르렀다. UN은 즉시 북한의 기습 남침을 규탄하고 군사 개입을 결의하였으며, 22개국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하였다. 전투부대는 미국을 포함한 16개국과 의료지원국 6개국이었다. 특히 미군은 전사자 36,574명과 부상자 10만여 명에 이르렀다.
6.25 전쟁은 UN군뿐만 아니라 남·북한에도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남북한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약 400만여 명 이상이 사망하였고, 부상자는 약 250만여 명에 이르렀으며 약 1천만여 명의 이산가족이 생겼다. 3년간의 지속된 전쟁은 우리 한반도 전체를 폐허로 만든 후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었다. 그런데 전쟁을 끝내기 위해 체결된 정전협정은 오히려 분단을 고착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72년이 지나 오늘에 이르렀지만 정전 상태가 계속 유지될 뿐만 아니라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여전히 대치 중이며 긴장 상태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김정은은 2022년 12월 26일부터 31까지 6일 동안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전원회의에서 선제 핵공격이 가능하도록 핵교리를 변경하면서 “남조선은 우리(북)의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였음은 물론 2024년 10월 17일 군사분계선 최전방인 서부전선을 담당하는 제2군단을 찾아 “우리 군대는 대한민국이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똑바로 새겨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남북을 사실상 다른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심지어 2024년에는 병력 수천 명과 굴착기 등 중장비까지 투입하여 비무장 지대(DMZ)에 지뢰 매설 작업, 신규 감시 초소(GP) 및 대전차 장애물용 시멘트 장벽까지 설치하였다. 더구나 경의선과 동해선 모두 MDL에서 약 10m 떨어진 지점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그 너머에서 폭파를 감행하였다. 김정은의 “대한민국은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한 것이다.
남과 북의 상황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세 또한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의 무역 협정에 타결했으며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8월 25일에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은 미국이 소유·통제하는 투자 프로젝트에 3,500억 달러를 제공하며 1,000억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하면서 “우리는 한국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합의했다”며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을 완전히 개방할 것이며 자동차·트럭·농업제품 등을 포함한 미국 제품을 받아들일 것이다. 미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상황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이 긍정적이라는 점이고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한류 열풍이다. 한류라는 용어는 1990년대 후반 중화권에 H.O.T.가 진출을 시작으로, 한국의 아이돌 댄스 그룹 및 드라마가 청소년층에게 인기를 끌면서 생겨난 조어이다. 2000 H.O.T. LIVE CONCERT IN BEIJING 공연이 끝난 직후 중국 대중에서 “한류(韓流)”라고 한 것이 시작이다.
이제 한류는 음악이나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확산 일로에 있다. K푸드, K뷰티, K방산, K의료 등등이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을 이용하여 국력 신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말을 명심 해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은 오늘날의 세계가 인정하는 나라가 되기까지 너무나 많은 고통과 희생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광복 80주년을 맞는 의미를 새롭게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다짐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나라의 소중함을 인식하자. 나라가 없으면 국민도 없다. 이는 일제 식민 치하를 겪은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둘째,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한 것을 깊이 생각하자. 반칙과 꼼수보다 누구나 수긍하고 공감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정쟁과 분열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로 인해 주권 상실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음에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넷째, 다름을 인정하자. 내가 하는 것은 맞고 상대가 하는 것은 틀렸다고 하기보다는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이러한 마음과 자세로 실천하는 것이 광복 80주년을 기리는 진정한 의미라고 본다. (konas)
이영석 : 한국의병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안보전략연구원 및 논문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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