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소감문(5) 휴전선 155마일을 품고 걸은 시간, 꿈을 향한 도전
(이 글은 '제15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소감문 우수작으로 선정된 글입니다.)
○신청계기
‘국토대장정’은 누군가에게는 무모하고 비효율적인 일처럼 보일 수 있다. ‘왜 고생을 사서 하느냐’는 말도 자주 들린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대학생들의 로망이자 흔한 도전 중 하나였지만 2020년대에 들어 해외여행이나 다양한 경험 기회가 늘어나면서 점차 국토대장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나는 여행을 좋아하고 새로운 곳을 걷고 체험하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는 사람으로서 국토대장정이라는 프로그램이 내게는 남다르게 다가왔다. 다만 개인 단위로 시도하기에는 계획을 세우는 것도 복잡하고 비용적인 부담도 커서 쉽게 도전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대학교 3학년이 되었고, 어느 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철원 평화전망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는 꼭 가보라고 강력히 추천했고 관련 정보를 찾던 중 ‘향군 국토대장정’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휴전선 155마일을 따라 평소에는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접경지역을 직접 두 발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게 다가왔다. 특히 분단의 현장을 온몸으로 느끼며 안보의식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그 어떤 활동보다도 깊은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꿈꿔왔던 ‘국토대장정 완주’의 바람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망설임 없이 신청하게 되었다. 또한 참가비가 전액 무료라는 점도 결심을 더욱 단단히 해주었다.
○출발 전
향군 국토대장정 프로그램은 6월 23일에 시작되었고 나의 이번 학기 종강일은 6월 20일이었다. 종강 후 주말 이틀만을 두고 바로 출발해야 하는 일정이라 준비 시간이 다소 촉박하게 느껴졌다.
다행히도 주최 측에서 대부분의 준비를 체계적으로 해주었고 나는 제시된 준비물 리스트에 따라 간단한 개인 물품만 챙기면 되었기에 물리적인 준비는 비교적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음의 준비는 조금 더 복잡했다. 나는 MBTI ‘I’에 해당하는 내향적인 성격이라 낯선 사람들과 7박 8일 동안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또한 장시간 걷는 일정 속에서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도 컸다. 그런 생각들을 하나씩 정리해가며 마음을 다잡고 출발을 준비했다.
[1일차]
드디어 국토대장정의 첫날이 밝았다. 1일차는 본격적인 일정보다는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 인근으로 이동하고 오리엔테이션(OT)을 진행하는 준비의 날이었다.
오후 1시까지 양재역 인근에 위치한 향군회관으로 집결해야 했기에 오전 11시 20분경 집 앞에서 양재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12시 30분쯤 양재역에 도착했고 향군회관에는 40분 무렵 도착하여 간단한 확인 절차를 마친 후 버스에 탑승했다. 1시 20분 버스가 향군회관에서 출발하며 국토대장정의 여정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출발한 버스 안에서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라는 실감이 들기 시작했다. 잘 완주할 수 있을지 어떤 경험과 성장을 하게 될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오후 5시쯤 버스는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에 도착했고 간단한 OT와 조원들과의 첫 인사, 그리고 내일 있을 출정식 예행연습이 이어졌다.
이후 우리는 숙소인 금강산 콘도로 이동하였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는 개인 정비 시간을 가지며, 같은 방을 사용하는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내일을 위한 군장 정리와 간단한 점호를 끝으로 1일차 일정을 마무리했다.
[2일차]
2일차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단장님께서 전날 OT와 점호에서 여러 번 강조하셨던 중요한 날 바로 출정식이 있는 날이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어제 OT를 진행했던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로 이동해 호람유격전적비를 참배했다. 단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참배를 진행하면서 이번 여정의 무게감이 더욱 실감 났다.
이후 민통선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버스에 탑승했고, 출입 절차로 인해 다소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곧 6.25전쟁 체험전시관으로 향했다. 이어서 717OP와 통일전망대를 차례로 둘러보았다. 이 지역은 내가 군 복무를 했던 22사단 관할지역으로 당시에도 여러 번 방문했던 곳이라 큰 감흥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전역 이후 다시 이곳을 찾은 느낌은 달랐다. 특히 북한과 가장 가까운 지점 중 하나인 717OP에서는 북한이 최근 육로와 철로를 파괴하고 돌담을 쌓아놓은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 장면이 매우 인상 깊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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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를 마친 후에는 통일전망대에서 조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출정식 예행연습을 진행하였다. 어제는 복장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장소도 달랐기에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오늘은 군악대가 참여하고 언론사들도 와서 취재를 하니 비로소 출정식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약 한 시간 동안의 리허설을 마친 후, 본격적인 출정식이 진행되었고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후 본격적인 국토대장정의 시작을 알리는 첫 행군이 시작되었다. 구간은 통일전망대에서 제진검문소까지였으며 첫날이라 비교적 짧은 거리였지만 같은 조 조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니 금세 도착한 느낌이었다.
행군 후 우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 12사단 신병교육대 인근에서 하차한 뒤 약 2.5km를 더 걸어 신교대에 도착했다. 짐을 정리하고 식사를 마친 후에는 안보교육이 이어졌는데 평소 군 복무 중 들었던 형식적인 강의와 달리 내용이 흥미롭고 실제적이어서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조별 활동을 통해 조원들과 한층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고 그렇게 긴 하루를 마무리했다. 어제까지는 아직 국토대장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오늘 출정식과 첫 행군을 거치며 드디어 ‘내가 국토대장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구나’ 라는 감정이 가슴 깊이 다가왔다. 다음 날의 여정이 더욱 기대되었다.
[3일차]
3일차의 아침이 밝았다. 원래는 내린천에서 레프팅을 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밤 내린 비로 인해 기온이 뚝 떨어졌고, 물 온도도 낮아져 아쉽게도 일정이 취소되었다. 대신 오전에는 춘천으로 이동해 행군을 진행하게 되었다.
신교대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춘천역 인근으로 이동하였고 그곳에서 ‘에티오피아 참전기념비’까지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거리는 멀지 않았고, 길도 잘 닦여 있어 비교적 수월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행군 중 비가 내려 우비를 입고 이동하게 되었다. 우비 안은 금세 습기가 차고 착용감도 불편했지만 이 또한 흔치 않은 경험이라 생각하며 묵묵히 걸음을 이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참전기념비에서는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참배를 진행하였다.
점심은 춘천의 명물인 숯불 닭갈비였다. 땀을 흘리며 걷고 난 뒤 먹는 닭갈비는 평소보다 훨씬 더 맛있게 느껴졌고 즐거운 식사시간이 되었다. 이후 우리는 원주에 위치한 공군 제8전투비행단으로 이동하였다.
공군 부대에 처음 들어가보는 것이었기에 설렘이 컸다. 8전비 정문에서 보안 절차를 마치고 들어선 순간 내부 공간의 넓이에 압도당했다. 육군 부대 중 규모가 큰 곳과 비교해도 훨씬 더 광활했고, 부대 안에서 길을 잃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공군 간부의 안내에 따라 부대를 견학하고 블랙이글스와 전투기에 대한 설명, 조종사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어 공군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는데 일반 육군 부대에서 먹었던 식사보다 더 맛있었다. 마치 대기업 구내식당을 연상케 하는 퀄리티였다.
이날 숙소는 국토대장정 중 처음으로 2층 침대가 갖춰진 곳이었고 쾌적한 환경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공군의 체계적인 운영과 세련된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며 공군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저녁에는 조원들과 함께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가졌고 오늘 새롭게 합류한 조원과도 인사를 나누며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특히 주최 측에서 준비해 준 닭강정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고, 조원들과의 유대감도 더욱 깊어졌다.
비록 기대했던 레프팅은 하지 못했지만 공군 부대 견학과 팀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뜻깊고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하루였다. 내일은 또 어떤 즐거운 순간이 펼쳐질지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4일차]
4일차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침대에서 자서 그런지 유난히 개운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부대 내에서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아, 간단히 정리한 뒤 영외로 이동하여 버스 안에서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이동 중, 조원 중 한 명이 건강상의 문제로 중도 하차하게 되었다. 며칠간 함께 지내며 정이 들었던 터라 아쉬움이 컸고 나 또한 스스로의 건강 상태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첫 번째 일정은 백암산 케이블카 탑승이었다. 이동하는 길은 굽이지고 노면이 좋지 않았지만 버스 기사님의 능숙한 운전 덕분에 불안함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 도착 후 간단한 안내를 받았는데, 이 케이블카는 민통선 내부에 위치해 있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된 케이블카라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상부로 올라가면서 바라본 자연경관은 정말 장관이었다.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쉬웠지만 민통선 내부라 손대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상부에 도착한 후에는 가이드님의 안내로 백암산의 역사와 지리적 특징에 대해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만, 짙은 안개로 인해 시야가 흐렸던 점은 조금 아쉬웠다.
케이블카 탑승을 마친 후에는 7일차에 있을 장기자랑 준비를 위해 조원들과 장기자랑 주제를 정하는 토의를 진행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다음 장소로 이동할 시간이 되어 평화의 댐으로 향했다. 이동 중 차창 밖으로 보인 강줄기와 산세가 매우 아름다워 또 하나의 힐링이 되었다.
평화의 댐에 도착한 뒤 밥차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맛있게 먹었고, 식사 후 제공된 아이스크림은 더운 날씨에 그야말로 최고의 후식이었다. 식사 후에는 ‘세계평화의 종’을 포함한 주변을 조원들과 함께 둘러보며 사진도 남겼다. 평화의 상징적인 공간을 직접 보고 체험하니 우리가 걸어가는 여정에 더욱 의미가 실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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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를 마치고 나서는 오늘의 숙소인 7사단 신병교육대로 이동하였다. 부대 입구에서 약 1km를 행군하며 입장하였다.
부대 안에서는 군 장비들을 견학할 수 있었다. 현역 시절 봤던 장비들도 있었고 우리 부대에는 없던 장비들도 볼 수 있어 옛 기억이 떠올랐다. 이후 현역 간부님의 육군 소개와 함께 장교, 부사관 등 군 간부로 입대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는 오전에 이야기했던 장기자랑 주제를 확정하고 역할 분담까지 진행하였다. 팀원들과의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며 분위기도 점점 더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오늘은 많은 거리를 걷지는 않았지만 활동량이 많아 피로감이 쌓였고 마침내 오늘 밤에는 불침번 순번에도 당첨되어 더 긴 하루가 되었다. 하지만 힘들면서도 의미 있는 하루였고 다음 날의 긴 행군을 준비하며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했다.
[5일차]
오늘은 평소보다 하루를 이르게 시작했다. 원래는 6시 전후로 기상하지만 오늘은 불침번 순번이 돌아와 새벽 2시에 기상하게 되었다. 처음엔 귀찮고 피곤했지만 막상 다른 조의 팀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근무를 서다 보니 1시간이 금세 흘렀고, 오히려 과거 군생활의 기억도 떠오르며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불침번을 마치고 다시 잠든 후, 정해진 기상 시간에 일어나 부대에서 아침 식사를 마쳤다.
오늘 일정은 행군이 중심이었다. 아침 일찍 딴산유원지로 이동해 본격적인 행군 전 국군도수체조로 몸을 풀었다. 오랜만에 하는 동작들이었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여져 나 스스로 놀랐다. 체조를 마친 뒤 시작된 행군은 시원한 아침 공기 속에서 자연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즐거움이 컸다. 원래 걷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었다.
행군을 이어가다 도착한 곳은 파로호 안보전시관이었다. 이곳에서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통해 단순한 관람을 넘어 당시 전쟁 상황과 이 지역의 전략적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어서 이동한 식당에서는 소머리국밥을 맛있게 먹으며 오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후에는 미륵바위에서 붕어섬까지 이어지는 행군이 있었다. 주변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다워 산책하듯 여유롭게 걸을 수 있었지만 중간에 비가 내려 우비를 착용해야 했다. 비 오는 날의 행군은 약간 답답하고 습했지만 조원들과의 대화 덕분에 큰 불편 없이 웃으며 이동할 수 있었다.
붕어섬 초입에 도착했을 때 준비되어 있던 커피차가 특히 인상 깊었다. 더운 날씨 속에서의 커피는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반가웠고 커피 한 잔의 여유로 힘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후 최종 목적지까지는 한결 수월하게 걸을 수 있었다.
도착 후 버스를 타고 15사단 신병교육대 근처로 이동했고 약 1.5km의 행군을 더해 부대 안으로 입장했다. 부대 소개 영상을 시청한 후 저녁 식사를 마쳤고 이어 조별활동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오후부터 계속되던 두통이 점점 심해져 결국 의무 스태프 분들을 찾게 되었다. 이번 국토대장정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 친절한 진료와 두통약 덕분에 한결 나아질 수 있었다.
체력적으로도 지쳐 조별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해 조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아마 누적된 피로와 전날 부족했던 수면, 오늘의 긴 행군이 겹쳐져 몸에 무리가 온 듯하다.
그래도 다행히 오늘 숙소인 15사단 신교대는 침대가 준비된 곳이었고 편안한 침대 덕분에 오늘 밤만큼은 잘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내일은 더 나은 컨디션으로 활동에 임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6일차]
6일차의 아침이 밝았다. 전날 편안한 침대에서 숙면을 취한 덕분인지 좋지 않았던 컨디션이 조금은 나아진 듯했다. 부대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늘도 긴 행군이 예정되어 있기에 철저히 준비한 뒤 강원도 철원의 DMZ 두루미평화타운으로 이동했다.
오늘 들어갈 곳은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내부였기에 두루미평화타운에서 출입 수속 절차를 마친 뒤 첫 번째 목적지인 제2땅굴로 향했다. 제2땅굴은 북한이 남한을 침투하기 위해 은밀히 판 군사 땅굴로 현재는 관광지로 개방되어 있다. 내부는 천장이 낮아 안전모가 없었다면 계속 머리를 부딪혔을 정도였다. 좁고 긴 땅굴을 직접 걸어보며 한반도의 분단 현실과 당시의 위기감이 피부로 느껴졌다.
이후에는 철원 평화전망대로 이동했다. 이곳은 내가 국토대장정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계기 중 하나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지고 짙은 안개로 인해 전망은 거의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전망대의 의미와 역사적 배경을 들을 수 있었고 맑은 날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월정역사로 향했다. 이곳은 6.25 전쟁 당시 파괴된 기차역으로 외형은 오래된 역사 같지만 내부 철길이 단절된 모습이 인상 깊었다. 전쟁의 참혹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장소였고 전쟁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는 사실에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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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는 소이산두부촌에서 보리밥과 순두부로 해결했다. 보리밥과 순두부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었기에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었고 오전 답사로 쌓인 피로도 함께 풀리는 기분이었다.
오후에는 노동당사로 이동했다. 이 건물은 6.25 전쟁 전 북한이 철원 지역을 장악하고 있을 당시 정치 활동을 했던 곳으로 전쟁으로 파손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역사적 가치가 높아 보존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고 영화나 드라마, 공연 등에도 종종 등장하는 곳이라는 설명이 흥미로웠다.
이후에는 백마고지 전적비를 참배한 뒤 민통선 철조망을 따라 행군을 시작했다. 오늘의 첫 본격적인 행군이었지만 철조망을 따라 이어지는 오르막이 많아 다소 힘들었다. 그래도 평소에는 쉽게 걸을 수 없는 경로이기에 의미 있었고 이 지역을 지키는 장병들을 생각하며 끝까지 힘내 걸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음 행군 출발 장소인 백마고지역에서 두 번째 행군을 시작했다. 이 구간은 경사가 거의 없어 시골 풍경을 바라보며 한결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약 1시간의 행군을 마친 후 버스를 타고 6사단 신병교육대 근처로 이동했고 이곳에서 다시 1.5km 가량의 행군을 통해 부대 안으로 진입했다.
도착 후 식사를 하고 마지막 조별활동 시간을 가졌다. 사실상 이번 프로그램에서의 마지막 활동이었기에 장기자랑 예행연습을 진행했고 주최측에서 준비해주신 싸이버거 덕분에 분위기도 좋아졌다. 다만 6일간의 일정으로 인해 체력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되었던 탓인지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 조원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오늘 하루는 다소 아쉬움도 있었지만 날씨와 컨디션, 피로 속에서도 많은 의미 있는 장소를 둘러볼 수 있었다. 내일은 컨디션을 조금 더 회복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루를 잘 마무리하려 한다.
[7일차]
7일차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부대가 아닌 버스에서 아침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3일차 이후 처음으로 먹는 김밥이라 그런지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간단한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장산1리 마을회관 근처에서 임진각까지 약 6km의 행군을 시작했다.
오늘 행군은 대부분 평지라 걸음 자체는 수월했지만 전날 내린 비로 인해 길이 많이 질퍽했고 진흙탕을 조심스럽게 피하며 걷느라 속도가 다소 느려졌다. 아무리 조심해도 신발은 금세 더러워졌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완주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걸었다.
임진각에 도착했을 때는 예상치 못한 감동이 기다리고 있었다. 과거 향군 국토대장정에 참여했던 선배님들께서 ‘홈커밍데이’를 맞아 우리를 응원하러 오신 것이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이 활동을 기억하고 응원하기 위해 찾아와 주신 선배님들의 모습에서 깊은 울림을 느꼈고 나 또한 미래에 이 순간을 되새기며 후배들을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친 뒤 임진각 평화공원을 둘러보며 짧은 여유를 가졌고 이후 버스에 탑승해 김포 애기봉 전망대로 이동하였다. 이곳 역시 민간인통제구역 내에 위치해 사전 예약 없이는 출입할 수 없는 장소였다. 도착 후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전망대에 올랐는데 이곳의 특징은 북한이 바로 강 건너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었다.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을 통해 직접 북한 주민들이 농사짓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고 이는 고성의 통일전망대에서 멀리 바라봤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더욱 현실감 있는 장면으로 다가왔다. 비록 짧은 시간의 관찰이었지만 분단의 현실이 아직도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생생하게 다가왔고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오후에는 경기 화성에 위치한 덕산스포텔로 이동했다. 도착 후 마지막 조별활동을 진행했고 이어서 ‘소통의 밤’ 1부 행사로 각 조가 이번 국토대장정에 대한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우리 조는 조장이 대표로 나서 조원들의 소감을 정리해 발표했는데 발표를 들으며 이 여정이 정말 끝나가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다른 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음을 느낄 수 있었다.
1부를 마친 뒤에는 특식으로 삼겹살을 맛있게 먹었고, 이어진 2부에서는 장기자랑 시간이 이어졌다. 그동안 준비한 장기자랑을 무대 위에서 선보였는데 솔직히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는 쑥스럽고 긴장이 많이 되었지만 막상 시작하니 용기를 내어 장기자랑에 참여하였다. 하고 나서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무대에 오른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조들의 장기자랑도 훌륭했고 그만큼 많은 노력이 느껴졌다.
이렇게 7일차의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밤이어서 그런지 같은 숙소를 쓰는 조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오래 나누게 되었다. 처음의 어색함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함께 한 시간만큼 서로에게 정이 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일이 마지막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사히 이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안도감도 동시에 느끼며 하루를 정리했다.
[8일차]
8일차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우리 국토대장정 참가자뿐 아니라 한국군과 미군이 함께하는 뜻깊은 날이었다. 첫 번째 일정은 유엔군 초전기념관 방문이었다. 이곳은 평소에 집 근처라 지나가면서 여러 번 봤지만 깊이 있게 방문하거나 역사적 의미를 알지는 못했다. 그러나 해설사님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나니 이곳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사적 장소인지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초전기념비를 참배한 후 우리는 죽미령 평화공원까지 간단한 트레킹을 하며 이동했다. 이어 한국군, 미군과 함께 대화와 간단한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가지며 친목을 다졌다. 서로 다른 문화와 경험을 공유하며 더욱 가까워지는 뜻깊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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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는 평택에 위치한 서해회관에서 진행되었는데 미군 2명과 우리 국토대장정 참가자 2명이 함께 식사하며 다양한 궁금증을 나누고 대화를 이어갔다. 이 시간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우정을 쌓을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후에는 해군 2함대로 이동해 천안함 참배를 하였다. 평소 천안함 사건을 안타깝게 여겼지만 실제로 파손된 함체를 보고 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더욱 가슴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참배를 통해 희생자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며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천안함 참배를 마친 후에는 충무관으로 이동해 해단식 예행연습을 진행했다. 해단식은 시원한 실내 강당에서 치러졌고 출정식 때보다 더 빠르게 마무리되었다. 한국군과 미군도 함께한 가운데, 우리는 수료증과 군번줄을 받으며 7박 8일간의 국토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수료식을 마친 뒤, 그동안의 추억을 되새기며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향했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나눴다. 그렇게 7박 8일간의 마지막 여정은 조용히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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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대장정을 마친 후
7박 8일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일정을 완주하고 나니 내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국토대장정을 해냈다는 기쁨이 크게 밀려왔다. 이번 경험을 통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힘든 고난과 역경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느낀다.
이렇게 뜻깊고 알찬 프로그램을 기획해주신 주최 측, 매일 험한 길을 안전하게 운전해주신 버스기사님, 신경써서 잠자리를 제공해주신 군부대, 항상 열정적으로 사진을 촬영해주시던 사진기사님, 그리고 함께 고난과 역경을 견뎌낸 조원들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금 이 감상문을 작성하는 순간에도 국토대장정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고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참여하게 된 것이 내게는 큰 영광이었다. 이번 여정은 내 인생에서 중요한 한 획을 그은 순간이며 함께 만난 사람들과 나누었던 대화와 추억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특히, 휴전선 155마일을 직접 걷고 참배하며 답사하는 과정에서 얻은 안보의식은 무엇보다 값진 수확이었다. 우리의 주적이 누구인지, 6.25 참전 용사님들이 얼마나 귀중한 분들인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의 숭고한 희생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군 복무 중 1년 6개월 동안 배웠던 안보의식보다 이번 7박 8일 동안 직접 체험하고 느낀 안보의식이 훨씬 더 확실히 내 마음에 와닿았다.
앞으로도 이번 국토대장정을 통해 얻은 깨우침을 깊이 마음에 새기며 그동안 쌓은 자신감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내 꿈을 향해 더욱 힘차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려 한다. 이 여정에서 배운 끈기와 협동, 안보의식은 내 인생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며 앞으로 마주할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함께 걸으며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했던 조원들 덕분에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조원들의 존재가 이 여정을 더욱 뜻깊고 잊지 못할 순간으로 만들어 주었다. 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국토대장정이 내게 준 값진 경험과 깨달음을 항상 잊지 않고 앞으로의 삶에서도 이를 실천하며 성장하는 내가 될 것을 굳게 다짐한다. (konas)
박성준 : 가천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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