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국회 헌정회관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행사가 열렸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집권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열린우리당 이광천·김형주·강혜숙 의원)까지 참여한 가운데 열린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 문화제'에는, 국보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이들(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등) 및 구속·수배자(일심회 장민호, 사진작가 이시우 등)들의 가족들이 모여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을 나눴다고 한다. 구속·수배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한 이들도 동영상 편지 등을 보냈다.

▲ (왼쪽부터)민주노동당 이영순·권영길 의원, 열린우리당 강혜숙·이광천·김형주 의원. 이날 권영길 의원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후보는 선거에서 뽑지 말자"는 제안을 했다. ⓒ통일뉴스

 참가자들은 저마다 “국가보안법은 ‘감기’와 같다(모든 사람들에게 걸릴 수 있고, 수많은 사람을 아프게 하고 심지어 죽게했다고 주장)”는 등 국보법 폐지를 역설했다.

 소위 ‘농민시인’이라는 정설교 씨는 "아픈 걸 아프다 말할 수 있는 그 자유마저 유린하는 미친개 국가보안법! 그 미친개가 굴왕신같은 이빨을 드려대고 세계화를 짊어지고 전전긍긍 울고 지새는 농부가 미국을 미워하고 북을 찬양했다고 무섭게도 으르렁거린다"고 말했다.

 정 씨는 현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 및 불구속수사를 받고 있다. 실제로 그는 인터넷공간에 북한을 찬양하고 대한민국을 비하하는 글을 수차례 게재해왔다. 지난 2월3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이북의 군대를 말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북한 인민군을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인민의 무력”이라고 찬양하고 있는 반면, 국군에 대해서는 “미 제국주의 총알받이 괴뢰 똥별들의 명령에 죽고 사는 양민학살 강도 강간 쿠데타로 점철된 더러운” 군대로 표현하고 있다.

▲ 전농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져 있는 정 씨의 글. ⓒkonas.net

 정 씨에 이어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에게 보내는 ‘제자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제자들도 스승의 뜻(?)을 이어받아 ‘국보법 피해자’가 된 것으로 보였다. 강 전 교수는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대학강단에서는 만날 수 없는 제자의 편지”에 “미소”로 화답했다고 한다.

 제자들 중 정원철(동국대 05학번) 학생은 "'보안법 폐지'를 위한 활동을 잘 하지 못해서 부끄럽다"며, 한때 “교수님 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는 불량학생”이었음에 반성의 뜻을 나타냈다.

 이런가하면 9년째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이적단체 ‘범청학련’ 의장 윤기진 씨의 부친 윤범노 씨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조갑제와 뉴라이트 집단 주둥이 무서워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난하며 “당신의 권력이 남아 있을 때 과감히 민주인사 모두 사면복권하고 시국사범 수배자 모두 해제시켜라”라고 촉구했다. “당신의 명예를 획복시키는 길은 오직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 뿐”이라는 충고(?)도 덧붙였다.

▲ "국가보안법을 지키려는 보수세력을 비판"한 내용이라는 마당극 '걸판'. ⓒ통일뉴스

 한편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이는 윤 의장의 부인 황선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었다. 황 씨는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었던 2005년 10월 10일, 평양에서 딸을 출산한 일로 잘 알려져 있다.

 계속해서 일심회 총책 장민호, 연세대사태 배후조종자로 지목된 이재춘 씨 등 국보법 위반 혐의로 구속수감된 인사의 가족들의 “사연” 전달이 있었으며, 이는 사진작가 이시우 씨의 순서로 마무리 되었다.

 이들 중 이 씨의 부인으로 소개된 송현아 씨는 현재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선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함께 참석한 송 씨의 동생(이 씨의 처제) 명순 씨는 가극단 ‘미래’(인터넷카페 : URL=“http://cafe.daum.net/songplay”)의 단원이라고 한다.(konas)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