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는 12일 정일권(56) 차장이 서류를 허위로 꾸며 국가유공자 자격을 획득한 사실이 적발돼 사퇴한 것과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보훈처는 인터넷 홈 페이지에 올린 '보훈가족과 국민께 드리는 글' 을 통해 "차장이 공상(公傷)공무원 등록과 관련해 물의를 빚어 사의를 표명했다" 며 "이로 인해 공상공무원의 등록심사가 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하다는 의혹을 받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고 밝혔다.

보훈처는 "외부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해 원점에서 엄정히 재심의를 하고 관계법령에 따라 조치를 취하는 등 다시는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해 유공자 신분 박탈 등 고강도 수습방안을 마련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보훈처 관계자는 "감사원에서 감사결과에 의한 조치 사항을 통보해 오면 그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훈처는 "도덕성이 요구되는 보훈공직자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 보훈심사의 신뢰성을 높여 나가는데 진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감사원에 따르면 허리디스크를 앓던 정일권 차장은 2004년 6월 보훈처에 "1999년 6월 보훈처 서울남부보훈지청장으로 일 할때 사무실 책상을 옮기다 허리를 다쳤다"며 공상(公傷)공무원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해 같은 해 8월 국가유공자가 됐다.

정 차장은 국가유공자가 된 뒤 국가유공자 예)우 지원 법률에 따라 대학에 다니던 아들과 딸의 학자금을 전액 지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정 차장이 9일 사의를 표명해 사표를 수리했다고 11일 밝혔다.

한편 정 차장의 허위 사실이 알려지자 국가보훈처 홈페이지에는 정 차장의 후안무치한 행위에 대한 분노의 글이 이 날 현재까지 무시로 올라오고 있다.

이용득씨는 "철저한 감사와 결과의 공개 및 처벌을 촉구한다" 며 "많은 유공자와 유가족들이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는 실정인데 이들에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데 노력 하여야 할 공무원(차관)으로 보훈가족과 국민을 배신하는 짓"이라며 개탄하고 "가짜 유공자에 동원 된 모든 사람에 대하여 철저한 조사와 공개로 엄벌에 처하여야 할 것을 촉구한다" 고 적었다.

또 손완기씨는 '고엽제후유증환자는 나 몰라라한 인간이...' 라고 서두를 떼면서 "이 잡것들아 이제 늙어 갈 날이 얼마 않 남은 참전용사들은 못 본체하면서 허리를 삐끗해서 국가유공자라고... 이런 것들이 나라를 운영하였다니... 누구 국가보훈처 때려부수러 갑시다..."라고 격앙된 글을 올렸다.
김원오씨는 '아, 썩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내용 썩은 정부에 암 꽃 같이 피어나는 병균들.. 허수아비 임금 두고 못 해 먹는 넘은 더 병신... 니도 내도 부정에 앞 서 하루빨리 부자 되자......" 는 말로 허탈한 마음을 대신했다. 

이외에도 게시판에 글을 올린 네티즌들은 국가보훈처장에 대해 가짜유공자를 찾아내는 전담반을 구성할 것을 제의하기도 하면서 유공자들이 소외되고 설음 받는 음지를 찾아내서 따뜻이 보살펴주라는 제언과 함께 재발방지책도 촉구하고 나섰다.(Konas)

이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