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살인.외화벌이부정행위범 대상..가혹처형도 급증
 "취약계층 400만명 北당국 외면에 한계선상" 

  2000년대 들어 주춤하던 북한의 공개처형이 다시 빈번해지고 있다고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의 이승룡 평화인권부장이 26일 주장했다.

 이 부장은 좋은벗들 주최로 열린 '2006-2007년 북한사회 변화와 인권'이라는 제목의 북한인권보고서 발표회 주제발표를 통해 "공개처형이 당의 지시를 어긴 사람을 단죄하고 국가의 방침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대주민 선전용으로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인신매매나 살인행위에 대해 공개처형이 진행되고 있고, 특히 기업소나 외화벌이 단위의 대표들 중 검열에서 죄가 드러난 사람들에게는 아주 잔혹한 방식으로 공개처형을 집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지난달 평남 순천에서는 15만명의 주민과 간부들이 모인 가운데 (범죄인 1명에게) 90발을 쏘아 공개처형하기도 했다"며 "이런 가혹한 방식의 공개처형이 올해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생계형 범죄나 경범죄를 저지른 사람까지 전부 범법자로 간주하다 보니 감옥이 죄인들로 넘쳐나 죄인을 받지 못하고 돌려보내는 일"도 있다고 이 부장은 말했다.

 북한 당국은 또 "탈북 문제를 막기 위해 탈북예상자 명단을 만들어 감시하고, 가족들이 탈북한 것으로 드러난 사람들은 깊은 산골로 강제추방하고 있다"고 이 부장은 밝혔다.

 그는 비사회주의적 생활방식, 부정축재, 밀수, 휴대전화 사용, 비법월경, 인신매매, 국가기물 무단 판매, 마약, 한국영상물CD, 컴퓨터게임, 3인 이상 모여 잡담하기 등을 "국가가 통제하고 있다"며 "위반 주민들은 노동단련대, 노동교화소, 정치범관리소에 보내 엄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좋은벗들의 노옥재 사무국장은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 "지난 여름 큰물피해로 인한 농경지 유실이 너무 광범위하고 심각해 식량 확보가 큰 걱정거리"라며 "1천800∼1천900원 대까지 치솟던 쌀값이 다행히 추수가 끝나가고 있는 이달 현재 1천200원 대로 떨어졌으나 아직 북한 식량문제의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현재의 식량 상황은 풀죽으로 연명하는 수준"이며 "시장에 쌀이 나와도 사는 사람이 없고 쌀 대신 옥수수나 옥수수쌀을 구매하고 있으며 돈이 없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매매행위가 경직되는 등 식량위기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식량원천이 부족하고 배급순위에 따라 식량이 차등배급되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에 속한 주민 400만명의 사정은 더 악화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취약계층에게 식량을 우선배분해 주는 보호체계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외부지원이 이뤄져도 취약계층은 보호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함북 무산 출신의 한 새터민은 토론에서 "하나원 직원이 탈북자 10명을 대상으로 '국제사회가 지원한 쌀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2명밖에 손을 들지 않았다"며 "대북지원을 많이 한다고 해서 그 쌀이 일반 주민한테 전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만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비료를 10t가량 받았다고 해도 1t가량을 떼어 먹기 때문에 농사가 안 될 수밖에 없다"면서 "많이 지원한다고 해서 인권문제나 생존권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며 깨진 독에 물 붓기"라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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