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유럽 간첩단' 45년만에 “무죄” 판결
대법원이 45년 전의 일명 ‘유럽 간첩단 사건’ 당사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9일 동베를린과 평양 등을 방문한 혐의(국가보안법 등)로 1972년 사형 선고를 받은 고(故) 박노수 영국 케임브리지 교수와 고(故) 김규남 민주공화당 의원, 김판수(73)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와 김 의원 등은 1960년대 일본과 영국에서 유학중 공산주의 국가였던 동베를린과 평양 등을 방문하고 귀국했다.
당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는 1969년 4월 박 교수 등을 서울 남산 분실로 연행해 평양에서 지령과 공작금을 받고 국가 기밀을 빼냈다는 ‘유럽 간첩단 사건’ 누명을 씌웠다.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은 1969년 11월 박 교수와 김 의원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김씨에게 징역 7년에 자격 정지 7년을 내렸다. 박 교수 등은 항소했지만 김씨만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
박 교수와 김 의원은 1970년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기각돼 사형이 확정됐고, 2년 뒤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박 교수 유족과 김씨 등은 2006년 “중정 수사관에게 강제로 연행돼 고문을 당했다”며 과거사위에 진실 규명을 신청했다.
김씨는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과거사위) 조사에서 “중정 수사관이 매질부터 시작해 물과 전기로 고문했다”라고 진술했고, 과거사위는 2009년 “중정이 박 교수 등을 불법으로 가두고 과장해 간첩죄를 적용했다는 점이 인정된다”라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어 박 교수 유족 등은 과거사위 결정문을 토대로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김동오)는 2009년 열린 재심에서 박 교수 등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이 “검찰이 유죄로 주장한 내용을 인정할 증거가 없거나 부족해(박 교수 등에게 내려진) 원심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며 무죄를 확정하면서 박 교수 등은 45년만에 간첩 누명을 벗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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