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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수기 ‘Red’(입선)

Written by. 강동윤   입력 : 2019-11-20 오전 11: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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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무청은 지난 5월 24일∼ 6월 21일까지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를 공모해 선발된 내용을 책으로 엮은 '2019 젊음, 향기로 피어나다'를 9월 26일 발간했다. 2006년 시작된 체험수기집 발간은 올해가 14번째로 사회복무요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다. 코나스는 병무청의 협조 아래 우수작을 중심으로 게재한다.<편집자 주>

안녕?
 안전! 안산소방서 원시119안전센터 사회복무요원 강동윤 인사드리겠습니다. 복무를 하는 동안 이렇게 체험 수기를 작성할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이곳에서 사회복무요원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이렇게 글로써 누군가에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뿌듯하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게 될 독자 여러분들께 먼저 감사인사를 드리겠 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구나. 넌 무슨 일을 하고 있니?
 저는 인사를 드렸다시피 소방서에서 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소방서에서도 많은 사회복무요원들이 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소방관님들의 일을 보조하는 요원, 소방관으로 견학을 오는 학생들을 인솔해 주는 요원 등등 여러 곳에서 보이지 않게 노력을 하는 요원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구급업무 즉, 구급보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이 어떤 구급업무를? 이라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구급차를 타고 현장에서 구급원님들의 일을 옆에서 보조하는 것입니다. 출동신고를 받고 가면서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방법이 무엇인지 듣고 필요한 물품들을 현장에 들고 가는 일, 환자가 거동이 불가하여 옮길 때 같이 들어주는 일 등 이런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일은 재미있니?
 처음에 설레기만 했습니다. 살면서 구급차에 탈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데다 환자가 아닌 그 안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된다니 영광스러웠습니다. 먼저 소방서에 배치를 받고 4주간 소방서에서 구급물품과 현장에서 해야 할 업무에 대해서 공부하고 훈련을 받았습니다. 초등학생 때 잠시 갖고 있던 의료계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도 이룬 것 같았습니다. 하루하루 출근이 재미있었으며,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어떤 일을 배울까?’ 그저 설레기만 했습니다. 매일같이 공부와 훈련을 하다 보니 제게도 구급차를 타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심장은 더욱 두근두근 거렸습니다. 구급원님들께서 출동 나가기 전 가져야 할 생각에 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하면 된다. 사고가 나지 않게 조심하라.” 가슴 깊이 말씀을 새기고 저는 그렇게 첫 출동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첫 출동은 어땠어?
 저의 첫 출동은 ‘자살 신고’였습니다. 지령서를 받고 읽으며 출동을 준비하는데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은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그간 훈련을 잘 받았기에 그 시간들을 용기로 생각하며 구급차에 올랐습니다. 출동을 가면서 챙겨야 할 물품들을 챙기고 훈련받았던 시간들을 복기하며 마음을 다지고 환자를 만났습니다. 환자의 첫 모습과 첫 현장은 역시 정신이 없었습니다. 해야 할 일들이 많았으며 아무래도 사람과 사람 간의 일이라 생각보다 힘이 더 들었습니다. 차에 번개탄을 피우고 있었으며 연기흡입을 조금 한 상태이기에 서둘러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습니다. 이송을 마친 후 구급차를 정비하며 센터에 돌아왔습니다. 제 몸에는 현장의 냄새가 배어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번개탄이 타는 냄새를 맡았으며 이는 곧 제 소방서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시작을 알리는 냄새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으며 출동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고 재미있네. 그런데 무섭지는 않았어?
 설레고 재미로 시작했던 일이 시간이 지나면서 두려운 마음, 무서운 일들이 점차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CPR, 자살신고, 추락사고, 교통사고 등 들어보기만 했던 일들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정신없이 해야 할 일들을 하며 감정에게 이야기를 들을 새 없이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센터로 돌아오고 나면 여유와 휴식은 제 기억을 자극했습니다. 그리고 감정이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심장이 멈춘 사람이 돌아오지 않았을 때는 내가 실수를 한 것 같고, 꿈에 나오기도 하고 처음 겪는 일들의 잔상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럴 때마다 “너 실수는 없었고 사람을 살리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너는 정말 잘하고 있다. 덕분에 현장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늘 칭찬과 격려를 해주시는 구급원님들 덕분에 금세 잊고, 정신을 차리며 저는 또 다시 출동을 나갔습니다. 이 잔상들은 결국 제 경험과 지식이 되었고 제 힘이 되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습니다. 두려움과 무서움은 극복이 되었지만 매번 현장은 위험하고 예민한 곳이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해주는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뭐, 솔직하게 말하면 아직까지 조금은 두렵고 무섭습니다.(하하하)

 하하, 멋있는데? 가장 뿌듯하고 의미 있었던 일은 뭐야?
 음... 제 생에 가장 기억의 남는 순간 중 하나가 소방서에서 생긴 일입니다. 11월경 여느 때와 같이 출동을 나가다보니 금세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그 날은 짜장면을 시켜서 먹기로 했습니다. 짜장면 먹을 생각에 입맛을 다지며 센터로 돌아왔습니다. 신나게 비닐을 뜯으며 마음속의 노래에 맞춰서 짜장면을 비비고 한입 먹으려던 찰나 출동이 걸렸습니다. 사람이 길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였습니다. “신속하게 다녀오자.”는 구급원님들의 말씀과 함께 출동을 나갔습니다.

 길에 도착 후 환자를 찾고 있는 와중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있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그 가운데에 한 시민이 환자에게 CPR을 하고 있던 것입니다. 저와 구급원님들은 재빠르게 달려가 CPR을 시작하고 응급처치를 시작했습니다. 자동 심장충격기(AED)에서 이제까지 봤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다른 신호와 리듬을 보게 되었습니다. 환자의 맥박이 미세하게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하며 저희가 해야 할 모든 일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짜장면은 불었지만 불은 짜장면을 먹으며 현장에서 희망을 봤다는 것에 마음도 희망으로 붇는 것 같았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구급원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환자가 살았으며 병원에서 잘 치료를 받은 뒤 건강하게 퇴원을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 다. 구급원님들처럼 제가 현장에서 크게 한 일은 없지만 왜인지 모를 뿌듯함과 심장이 멈춘 사람을 살리는 일에 일조를 했다는 것이 제 생에서 가장 의미 있고 뿌듯한 순간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는 소방서에서 표창하는 ‘하트세이버’ 수여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그저 의미 없이 시간만 보내며 소집해제만 바라며 보낼 수도 있는 시간을 소방서에서 의미있고 뿌듯하며 자랑스러운 시간을 보내게 되다니, 저는 어쩌면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저 세상에 감사하며 저를 소방서에 배치시켜주신 병무청에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좋은 일이 생기면 주변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라는 것도 처음 느끼며 많은 것을 배우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축하해. 인생에서 잊을 수 없겠구나. 마지막 질문으로 왜 제목이 ‘RED’야?
 음... 저는 사회복무요원을 상징하는 색깔이 붉은색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가 입고 있는 옷부터 붉은색이며 사회복무요원 마크도 양손으로 횃불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횃불은 ‘타오르다’, ‘빛을 내다.’라는 뜻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보은에 위치한 사회복무연수센터에서 이런 교육을 받았습니다. ‘군인은 나라 지키는 일을 하며, 사회복무요원은 사회를 위해 일한다.’ 붉은색의 유니폼은 땀이 묻어도, 피가 묻어도, 환자와 민원인의 흔적이 묻어도 잘 티가 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노력과 땀은 사실 잘 보이지 않고 티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이 우리의 젊음을 가장 의미 있게 태우며 빛을 내는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붉게 물든 우리의 땀과 노력을 가장 잘 표현하는 색이, 우리의 유니폼이, 횃불의 색이 붉은 색이기에 제목을 ‘RED’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있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어?
 ‘매 순간을 누구보다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보낼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라. 그리고 그저 하라. 그것이 전부다.’ 제 좌우명입니다. 제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시간이 제 좌우명과 정말 잘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하염없이 감사합니다. 소방서에 계신 모든 소방관님들과 구급원님들에게도, 저를 도와주시는 주변 많은 분들도, 그리고 제 자신에게도. 그렇게 열심히 사는 인생은 아닌것 같지만 열심히 살기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참 감사하며 잊을 수가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276개의 출동을 나갔으며 276개의 상황 속에서 276개의 교육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어서 말씀드리면 제가 보냈던 시간을 이렇게 글로 쓰니 앞으로 남은 사회복무요원생활도 더 열심히 잘 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강동윤(안산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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