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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10) 제안서부문 -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Written by. 김지연   입력 : 2025-09-02 오후 4: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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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15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제안서부문 우수작으로 선정된 글입니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왜 달리는지조차 잊고 있다
이제야 걷는 법을 배웠어"

이 한 줄이 이번 향군 국토대장정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다.

늘 조급하게만 살아왔던 나에게 ‘걷는다’는 행위는 낯설고 불편한 것이었다.

빠르게 달리고, 더 멀리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던 내가
7박 8일 동안 1100km가 넘는 거리를 묵묵히 이동하며,
 느리지만 단단한 성장을 경험하게 되었다.

국토대장정은 나에게 그 어떤 여행보다 강렬했고, 
그 어떤 교육보다 값진 배움이었다.

기회이자 도전

군대에서 일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군 기숙사에서 살고 있던 나에게
향군국토대장정이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처음 향군국토대장정 모집 글을 본 후로 신청을 위해 행정실로 향했더니 어느 순간
기숙사 향군국토대장정 1호가 되었다.

어쩌다 보니 사장님과 함께 향군국토대장정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숙사에서 향군국토대장정 대원이 되었다.

그렇게 도전하게 된 향군국토대장정
이제 막 대학교를 입학해 이것저것 적응하며
두 개의 직장을 다니고 있던 나는

향군국토대장정을 가기 위해서는
내가 방학해 사용할 수 있는 6,7,8월 휴가를 모두 사용해야 했다.

즉 나는 20살 첫 방학 여행을 향군국토대장정만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투자이기에 고민도 많이 했다

그럼에도 향군국토대장정은 절대 흔하게 찾아오는 기회가 아닌
내가 대학생이기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과감하게 투자하게 되었다

1일차

주 7일 근무에 대학교 첫 시험을 막 끝나고 온 나는
그야말로 기절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잠깐 눈을 감았던 나는 눈을 뜨니 강원도 어딘가였다.

도착하자마자 강당으로 들어가서 나의 인생 첫 배낭을 받았다
진짜 나보다 큰 것 같아서 놀랍고
앞으로 이걸 다 들고 다닐 생각하니
설렜다!

티셔츠, 반바지, 모자, 수건 등등 짐을 따로 챙겨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물품을 받을 수 있었다
휴지까지 챙겨주신 거 보고
엄청나게 하나하나 신경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간단한 오티를 마치고 숙소로 이동했다

첫 숙소는 금강산콘도로
뷰도 멋있었고 밥도 맛있다

밥 먹고 잠깐 틈에 바다를 보러 갔는데
진짜 내가 본 동해 바다 중에 제일 설렜다

이 이후로 7조 팀원들과 같은 방이 되어 눈을 감고도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잠들었다
진짜 오랜만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시너지를 받을 수 있어 너무 설렜다

2일차

설렘도 잠시 6시에 기상해 아침밥을 먹고
출정식 준비를 했다

사실 어제도 잠깐 연습했는데
오늘이 진짜였다

호림유격전적비에서 참배를 하고
또 반복되는 출정식 연습

통일 전망대로 자리를 옮겨
휴전선을 보며 점심 도시락을 먹었다

돗자리를 주셨는데
이렇게 바로 쓸 줄이야

사실 난 귀찮아서 그냥 앉아서 먹었는데
뷰가 무려 북한 뷰였다

반복되는 출정식 연습에 지쳐있을 때
조금의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출정식을 무사히 마친 후 드디어
진짜 시작된 향군 국토대장정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출발했다

바로 옆에 휴전선을 두고 한참을 걸었다.
국토대장정이 시작된 순간부터 우리는 단순한 ‘도보 여행자’가 아닌 ‘역사의 증인’이었다.

6.25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휴전선 일대를 따라 걸으며,
책 속에서만 보았던 분단의 현실을 실제로 눈앞에 마주했다.

총성과 포성이 멈춘 지 70여 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상처는 여전히 땅에 남아 있었고,
우리는 그 흔적 위를 걸으며 ‘평화’라는 단어의 진정한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국토대장정은 나에게 안보 교육이자 역사 교육이었고,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정체성과 책임을 일깨워 주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나의 첫 번째 행군을 끝냈다

이날 그렇게 가기 어렵다는 통일전망대도 갈 수 있었다
진짜 복무하시는 군인분들도 처음으로 엄청 가까이 볼 수 있었다

관광지에서는 관련 기념품도 판매했는데
사진은 못 찍었지만 북한 화폐와
아기들 군 트레이닝이 기억에 남았다

사실 아기들 군 트레이닝복은 나도 입어보고 싶어서.. :)

첫날은 컨테이너 건물이 있는 부대에 가게 되었다
진짜 생각은 했지만
진짜로 컨테이너에서 자게 될 줄이야

근데 또 생각보다 좋았다
진짜 리얼 군대를 체험할 수 있었다

단순한 국토 답사를 넘어,
군 장병들과 함께 먹고 자고 씻으며 그들의 일상에 직접 스며든 특별한 시간이기도 했다.

12사단 신교대대를 시작으로
다섯 개의 부대를 순차적으로 거치며 장병들의 헌신과 규율,
그리고 그들이 지켜내고 있는 국가의 안정과 질서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군인’이라는 존재를 단지 전쟁을 대비하는 인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삶을 지켜주고 있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밤낮 없는 훈련 속에서도 묵묵히 미소로 우리를 맞이해준 군인들의 모습에서 ‘헌신’의 진정한 의미를 배웠다.

3일차

이번 향군국토대장정의 가장 기대되었던 활동
래프팅이 취소되었다

첫날 밤부터 팀원들과 기대했는데
우천으로 인해 감기 걸리면 안되기에
취소되었다고 한다.

래프팅이 취소되고 이번 향국 국토대장정중 처음으로 비를 맞으며
레고랜드가 보이는 길을 걸었다

레고랜드 한번쯤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반대편에서 보고 있으니 더 가고 싶었다

그래도 아쉬움을 달래줄 점심시간 무려
닭갈비를 먹을 수 있었다

군대밥만 먹다가
외식이라니 진짜 꿀 맛 이였다

4일차

어느순간 짐칸이 되어버린 나의 뒷자리

처음 친해진 나의 동료이자 언니가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중간에 가게 되었다
그렇게 다른 자리로 옮기게 되며 원래 나의 자리는
짐칸이 되어버렸다

사실 배낭이 생각보다 커서
같이 앉아있으면 엄청 불편했는데
하나 둘 두다 보니 이렇게
아예 짐칸이 되어 남은 기간 조금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이날은 처음으로 공군을 갔다

부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기에 사진은 없지만
블랙이글스라는 분들은 진짜 나의 이상형이 될만큼 엄청나게 멋있었다

내가 진짜로 전투기를 눈 앞에서 볼 수 있게 될 줄 이야

전투기가 지나갈 때면 항상 하늘을 보던 내가
바로 앞에서 보고 전문가분들에게 궁금했던 부분을 바로바로 물어보며
소통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

전투기 하나에 생각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로 한다는 것도
단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밥차는 촬영 현장에서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기 세계 평화의 종 공원에서 먹게 되었다

이때 진짜 오랜만에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아무래도 자유로운 이동이 어렵다 보니
먹고 싶은 걸 다 먹을 수는 없었는데
노래만 부르던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었다

군대에서 외부 음식이 오면 좋아한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싶기도 했다

5일차

진짜 엄청나게 걸었다
무려 3만보 넘게 걸은 날

그 끝에 커피차까지 있었다

밥차에 이어 커피차까지
진짜 신경 써주신 게 너무 감사했다

최근 마신 음료 중 가장 시원했고 가장 달달했다

사실 중식 메뉴는 게임을 통해서 결정되었는데
우리 팀을 꼴찌를 해서
선택권 없이 중식당에서 볶음밥을 먹었다

6일차

역사와 안 보는 책이 아니라 땅 위에서 배우는 것

국토대장정을 통해 내가 가장 깊이 느낀 건이다

“역사와 안 보는 책이 아니라, 그 땅 위를 걸어야 진짜 내 것이 된다.”

정형화된 교육에서 배울 수 없는 살아 있는 역사와 실제의 안보를 몸으로 배우고,
가슴으로 느낀 시간이었다.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와 그 속에서도 지켜낸 민족의 의지를 직접 밟고 바라보며,
나는 그동안 너무나 가볍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7일차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길거리 도시락? 향군 국토대장정 때 도시락을
너무 맛있게 먹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먹었지만
그때 그 맛이 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땀 흘리고 먹은 도시락이기에 진짜 맛있었던 것 같다

애기봉에서 오랜만에 아버지와 전화를 했는데
옛날에 아버지가 근무했던 곳이라고 들어
나에게는 더욱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7박 8일 동안의 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햇볕은 따갑고, 발바닥은 아팠고, 때론 비도 맞았다.

하지만 힘들었던 만큼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주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앞만 보고 달리기만 했던 나는 어느 순간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국토대장정을 통해 나는 처음으로 멈춰 서서 ‘천천히 걷는 법’을 배웠고,
걷는 동안 비로소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할 수 있었다.

모든 과정 속에 항상 조별 활동으로 장기자랑 준비도 함께 했다
지난 모든 연습의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으로 소통의 밤도 보냈다

살면서 춤이라고는 다시는 출 일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또 다른 나의 도전으로 춤으로 팀 장기자랑을 준비하며

이전보다 단단해진 마음과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얻었다는 점에서
이 여정은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다.

 ▲ 15회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konas.net

 

8일차

국토대장정을 함께한 우리 7조는 처음엔 어색한 조합이었다.

각자의 배경도, 성격도, 속도도 달랐다.
그러나 하루하루를 함께 걷고, 땀 흘리고, 노래하고, 웃고, 때론 힘들어
서로 등을 밀어주며 우리는 진정한 ‘팀’이 되어갔다.

함께 걷지 않았다면 절대 완주할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순간은 릴스 챌린지 영상을 찍던 때였다.

처음에는 함께 찍던 언니가 끝까지 참여하지 못해 영상 촬영이 무산될 뻔했지만,
같은 조원들과 군인분들이 기꺼이 도와주셔
결국 나 혼자였다면 만들지 못했을 챌린지 영상이 완성되었다.

이 작은 경험을 통해 나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공동체 안에서는 해낼 수 있다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국토대장정은 단순한 활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 자신에 대한 도전이었고, 조국에 대한 공부였으며,
공동체와 연대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무더운 여름을 함께 걸었던 모든 동기들,
묵묵히 옆에서 지원해 주신 진행요원분들,
그리고 각 부대에서 따뜻하게 맞이해주신 군 장병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는 이 국토대장정에서의 걷던 기억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가는 것을 넘어
당장 앞으로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어디에 있든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다 문뜩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향군 국토대장장에서 함께 가장 많이 외친 말로
이번 향군 국토대장정 소감록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하나. We are the one. YAAH!! YAAH!! YAAH!! (konas)

 ▲ 15회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konas.net

 

김지연 : 백석예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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